퇴사 후 ‘돈부터 벌자’는 생각이 위험했던 이유

아침 햇살이 들어오는 조용한 거실 풍경

퇴사 후 며칠 동안은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쉬었다. 그동안 너무 오래 달려온 기분이었고, 이제야 숨을 고르는 것 같았다. 그런데 어느 날 아침, 갑자기 알람 없이 눈이 떠졌을 때, 낯선 공백이 찾아왔다. 평소 같으면 출근 준비를 하고 있었을 시간이었다. 샤워하고 옷을 입고, 지하철을 타고, 회사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을 그 시간.

그런데 그날은 할 일이 없었다. 그냥 조용했다. 몸은 편했지만 마음이 불편했다. 그렇게 시작된 여백은 생각보다 무거웠다.


“이제 뭘 해야 하지?”

그날 아침, 침대에서 일어나 거실로 나오는데 공기가 다르게 느껴졌다. 시간은 흘러가고 있는데 나는 멈춰있는 느낌. TV를 켜 보아도 집중이 되지 않았고, 카톡 알림은 뜨지 않았고, 창밖은 평소와 똑같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어버렸다.

“돈… 빨리 벌어야 하는 거 아니야?”

불안은 조용하게 스며들었다. ‘괜찮다’고 스스로를 달래보지만, 계속 이 질문이 맴돌았다. 그래서 즉시 ‘수익 모델 찾기’에 들어갔다. 쿠팡 파트너스, 블로그, 유튜브, 재능 판매, 디지털 굿즈… 검색 기록이 하루 만에 가득 찼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더 복잡해지고, 더 조급해지고, 더 불안해졌다.


조급함으로 시작한 일은 오래가지 않는다

수익 모델은 ‘빠르게’가 아니라 ‘지속’이 중요하다. 그런데 나는 그 점을 잊고 있었다. 마음이 불안하니 판단은 흐려지고, 기준이 사라지고, 이것저것 건드리기만 하다가 끝나는 날들이 이어졌다.

그러다 어느 순간 깨달았다.

“지금은 돈을 벌 준비가 아닌, 나를 다시 세우는 시간이 필요하구나.”

그래서 나는 방향을 바꿨다. 수익이 아니라 루틴부터 만들기로.

  • 아침에 눈 뜨면 바로 창문 열기
  • 집 근처 공원 20분 산책
  • 커피는 오전에만
  • 하루 목표 3가지 적기
  • 핸드폰을 침대 밖에 두기

작은 루틴을 지키는 것이 돈보다 더 큰 안정감을 준다는 걸 그때 알았다.


루틴이 만들어지자 마음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글은 퇴사 후 일상을 회복하며 느낀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루틴이 생기니까 내가 ‘살아있다’는 감각이 돌아왔다. 뚜렷한 계획이 없어도 괜찮았다. 내가 하루를 ‘흘려보내지 않고 있다’는 느낌이 중요했다.

그 위에서 수익 모델을 바라보니 전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무엇을 해야 할지,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지, 어떤 방식이 나에게 맞는지.

돈은 결국 루틴 위에서 들어온다.

이제는 그걸 알고 있다. 그래서 나는 조급하지 않다. 조금 느려도 괜찮다. 나는 지금, 다시 단단해지는 중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