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주변인과 비교하지 않고 살아가기 6개월
50대가 되면 인생이 조금은 정리될 줄 알았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마음도 안정되고, 타인의 시선에서도 자유로워질 줄 알았다. 그런데 현실은 달랐다. 오히려 더 많은 비교 속에 살고 있었다. 누군가는 임원이 되었고, 누군가는 사업을 크게 키웠고, 누군가는 이미 경제적 자유를 이야기한다. 그 사이에서 나는 나도 모르게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나는 지금 어디쯤일까?”
40대에 나에게 던진 질문을 또 50대가 되어 또 같은 질문을 던져본다. 돈으로 부터 자유로운 삶이 행복한 삶인데 그게 그렇게 쉽게 되지 않는게 인생인가 보다.
그 질문이 반복되면서 삶은 점점 무거워졌다. 같은 나이, 같은 시기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나를 저울 위에 올려놓는 일이 일상이 되었다. SNS를 열면 누군가의 성공 소식이 올라왔고, 동창 모임에 나가면 자연스럽게 연봉과 자녀 이야기가 오갔다. 그때마다 괜히 웃으며 넘겼지만 집에 돌아오면 마음이 조용히 가라앉았다. 몇개월 전만 해도 난 직장인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50대 구직자다. 취준생이라고 하고 싶다. 솔직히 내 마음은 아직도 40대 초반같다.
그래서 나는 작은 결심을 했다. 6개월 동안, 의식적으로 비교를 멈춰보기로. 완전히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최소한 그 감정이 나를 지배하지 않도록 해보기로 했다.
첫 달, 비교를 인식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생각보다 비교는 습관이었다. 뉴스 기사 하나를 봐도, 유튜브 영상을 봐도, 자연스럽게 나와 연결했다. “저 사람은 저 나이에 저 정도인데…”라는 문장이 자동으로 떠올랐다. 나는 그 순간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하루에 몇 번이나 비교를 하는지, 어떤 상황에서 감정이 흔들리는지 적어보았다.
놀랍게도 비교의 대부분은 사실과 상관없는 상상이었다. 상대의 전부를 알지 못하면서, 가장 잘된 부분만 보고 나의 현재와 맞추고 있었다. 그 사실을 깨닫는 데 한 달이 걸렸다. 나 보다 잘되었다는 기준은 물질적 충적이었던 것이었다. 80대 또는 죽음을 앞둔 분들의 책 또는 자서전을 보면 대부분 "돈"이 중요치 않고 "건강"이 중요하다고 써있다. 건강하지 않으면 좋은 친구도 좋은 음식도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인 인생에도 "돈"은 중요하다. 참으로 모순되는 얘기다.
두 번째 달, 나만의 기준을 다시 세웠다
비교를 멈추려면 대신 기준이 필요했다. 나는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나는 무엇을 원하고 있었지?” 예전에는 승진, 연봉, 타인의 인정이 기준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조금 달랐다. 건강이 중요했고,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중요했고, 마음이 편안한 하루가 더 소중했다.
기준을 바꾸자 비교의 힘이 약해졌다. 남의 성공이 내 실패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을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다. 내 기준으로 인생을 살아야한다는 말을 되뇌이면서 오늘도 힘을 내봤다. 내 나이에 아픈 사람도 많다. 또는 먼저 하늘나라에 간 친구들도 있다. 너무 남의 기준으로 살지 말고 나의 기준으로 살아야 함을 두 번째 달에 다시 느끼게 되었다.
세 번째 달, SNS 사용 시간을 줄였다
비교의 상당 부분은 화면 속에서 시작되었다. 잘 편집된 삶, 가장 빛나는 순간만 남긴 사진들. 나는 그것을 현실의 전부처럼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래서 SNS를 하루 10분으로 제한했다. 대신 책을 읽거나 산책을 나갔다. 처음에는 허전했지만 점점 마음이 조용해졌다. 비교는 정보의 양과 비례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 10대때 기억도 생각이 난다. 이게 바로 독서의 중요성인가 보다.
네 번째 달, 작은 성취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비교는 남의 큰 성취를 볼 때 시작된다. 그렇다면 나는 나의 작은 성취를 기록해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하루 운동 30분, 계획한 글 한 편 완성, 가족과 저녁 식사. 별것 아닌 일들이었지만 적어두니 분명한 ‘내 삶의 증거’가 되었다. 작은 성취를 사진으로 남겨놓으면 더욱더 좋았다 .
누군가의 큰 성공과 비교하기보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를 비교하기 시작했다.
다섯 번째 달, 타인을 축하하는 연습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 누군가의 좋은 소식을 들으면 마음 한켠이 무거워졌다. 하지만 억지로라도 축하의 말을 건넸다. 신기하게도 진심으로 축하하기 시작하자, 비교의 감정이 줄어들었다. 남의 성공이 나의 실패가 아니라는 사실을 몸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여섯 번째 달, 비교 대신 감사로 바꾸다
6개월이 지난 지금, 나는 완전히 자유로워졌다고 말할 수는 없다. 여전히 가끔 흔들린다. 그러나 예전처럼 오래 붙잡히지는 않는다. 비교가 올라오면 이렇게 생각한다. “그래도 나는 지금 여기까지 왔다.”
50대는 늦은 나이가 아니다. 하지만 젊지도 않다. 그래서 더 조급해진다. 그러나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는 말을 이제는 조금 이해하게 되었다. 누군가와 같은 길을 걷지 않아도 된다. 중요한 것은 내가 납득할 수 있는 하루를 사는 것이다.
6개월 동안 비교를 줄이려고 노력하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 우리는 대부분 이미 충분히 잘 살고 있다. 다만, 남의 하이라이트와 내 일상을 비교하고 있었을 뿐이다.
오늘도 누군가는 앞서가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길이 내 길일 필요는 없다. 나는 나의 속도로, 나의 방향으로 가면 된다. 50대의 삶은 남과 경쟁하는 시기가 아니라, 나를 이해하는 시기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사실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지난 6개월은 충분히 의미 있었다.
